처음에 이직을 알아보려고 했을 때에는
무작정 이 곳 저 곳에 지원해보고
뻔한 결과를 받아들이게 되고.
나이는 먹어가는데 갈 수 있는 곳은 없다는 생각에
초조해진 상태에서 계속 똑같은 일만 하다 보니까
똑같은 결과만 나오게 되더라.
그런데 그걸 준비했다라고 볼 수 있을까?
이력서 자소서만 써서 여기저기 제출한 것을 준비했다라고 말하기에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상당히 쪽팔린 일이 맞다.
그러다가 여러 가지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꿈이 생기고 목표가 생겼다.
그래서 비로서야 목표를 향해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과는 여전히 불합격.
그런데 초조하지 않았다. 오히려 덤덤했다.
또 떨어졌네 하면서 체념하는게 아니라
진짜로 준비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떨어졌구나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서.
짧은 시간 내로 뭘 하려고 해서 잘 된 삶을 산 적이 없었다.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적어도 나는 그랬다.
반대로 말하면
긴 시간 동안 뭘 하려고 했을 때 잘 되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비록 지금 나이가 40대 중반이고, 경력 자체도 굉장히 애매한 편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다라는 것을 찾게 된 이후부터는
여유라는 것이 생겼다.
상당히 긍정적이다.
길게 봐야 한다.
그냥 단기간에 한 두달 내로 뭘 어떻게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1~3년을 두고 준비해야 한다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니까
그 때부터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대신 그 여유라는 것은
그냥 느긋하게 준비해도 된다라는 것을 뜻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긴 시간을 두면서도 계속해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 단계씩 발전하는 것이 보인다.
이력서도 갈아엎고, 자격증도 준비하고, 포트폴리오도 준비하고
진짜로 내 스스로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니까
조금씩 트이더라.
여유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여유는 느긋하다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대신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대처를 할 수 있는 힘이 하나둘씩 생긴다는 것이다.
난 사실 임기응변이 전혀 뛰어난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준비라는 것을 택하였고
그것을 통해서 임기응변에 대응할 수 있는 여유를 갖춰나가는 중이다.
그제서야 하나둘씩 보이고 행동하고 대처하고.
그것이 여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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