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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ous (09-19)/Sports

KeSPA의 FA라는 것

흠.. 만약이라는건 없지만
기업 관계자나 협회 관계자가 돌머리도 아니고.
왜그랬을까?

기업이 e-Sports에 끼어든거는, 프로게이머라는 개념이 생기면서
자기들이 후원해주고 지원해야 자사 홍보 이익 효과를 누릴 수가 있기 때문인 것은 분명하다.

프로리그를 만든 것은,
팀단위 리그라는 형식이 방송사에 도입되면서 어느 정도 활성화를 하고,
기업 입장에서는 자기들이 키운 선수를 통한 이익 효과를 누리기에 개인보다는 팀 단위로 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했고.
역시 기업 입장에서는 자기들이 중심이 되는 스포츠를 만들고 싶었다.

FA를 만든 것은,
팀단위 리그를 1년제로 운영하면서 고착화가 되었다고 판단하자,
다른 팀단위 스포츠와 같이 FA라는 제도를 만들겠다는 취지임은 분명하다.

내가 항상 주장하는 것은 팀리그 존재 자체를 잘못된 것으로 부정하고, 따라서 FA 자체가 말도 안된다 하였다.

하지만.. 왜 그랬을까?
얼토당토 않은 팀리그를 왜 만들려고 했는지야 위의 설명으로 충분하지만..
다른 팀단위 스포츠와 같이 FA라는 제도를 만들겠다는 취지임이 분명하더라도.. 그것이 이유로 되기는 충분하지 않다.
꼭 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을까?

라는 질문으로 접근을 해 보았다.

최근 e-Sports의 동향을 보자.
1. 곧있으면 스타크래프트2가 나온다.
2. 해외에서는 팀리그를 하지 않고 개인리그 중심의 상금헌터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사실 해외와 같은 제도가 1:1 스포츠 운영에 있어서 가장 바람직한 형태이다만..)
3. 프로리그가 정착화 된 것처럼 보이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서서히 불만의 목소리만 높아지고..
   10년된 게임을 우려먹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4. 반면에 워크래프트3는 나온지 5년이 넘었는데도 해외와 같은 형태로 꾸준히 그 인기를 지속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만 덜하는거다 해외에서는 아직도 많이 한다)

이것이 동향이다.
3번과 4번은 서로 상충되는 이야기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득은 취해야 되겠는데, 흥행은 자꾸만 실패해 간다.
자기들이 만든 제도에 자기들이 망해가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들 입장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해외는 2번, 4번과 같은 형태로 운영이 되고 있으니.. 자기들이 바라는 형태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좀있으면 1번과 같은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

블리자드의 신작게임에 대한 운영은 당연히도 해외 워크래프트3와 같은 롤모델을 따라갈 것이다.
블리자드의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그게 이익이 훨씬 남는다.

스타2가 나오게 되면 스타1 선수들은 스타2로 이동하는 선수들이 꽤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상금헌터가 되기 위해서 국제대회에 나가고 그럴 것이며, 해외 팀에도 다수가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러면 스타1이 망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기업이 게임을 통해서 이득을 취하는 형태가 점점 사라질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그것을 막아야 한다.
스타2가 스타1과 같은 형태로 팀리그가 진행되고 활성화되는 것이 그들이 가장 바라는 이상적인 목표이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선수들을 해외로 뺏기지 않고 기업 소속으로 남겨놓고 묶어놓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서 시행한 것이 FA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선수들의 권익을 위한 FA를 통해서 선수들을 묶어놓는다?
규정의 변화로 인해서 KeSPA에서는 그것을 이룰 수가 있었다.
사실 FA 규정이 생기기 전에 프로게이머들은
주로 소속팀과 1년 단위로 연봉 협상을 맺고, 다년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지금 상황에서 스타2가 나오고 스타2 게이머로 전향을 하게 되면 현재 선수들은 계약이 끝나고 스타2 게이머로 전향하면서
해외 프로게임단으로 입단할 수가 있다. 거기가 조건이 더 좋을지는 몰라도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반은 제공하니까.

하지만 FA라는 것을 만듬으로써,
국내 팀에 소속된 선수들은 FA 대상자가 아닌 선수들이 자유롭게 해외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사실 현재 제도 상으로 막을 수는 없다)
스타2가 나와도 스타1에서와 같은 규정을 똑같이 적용하기 위한 명분을 마련하기 위함을 그 목적으로 한다.

사실 FA 이전 스타1은 그나마 우리나라만 하니까 선수들이 해외로 나갈 일이 없었을 뿐이지
그거를 막을 수 있을 만한 규정이 있을지언정 명분화시킬 수 있는 것이 없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스타1에서 FA 제도를 시행하고 선수들을 소속팀에 묶어놓으면
스타2에서도 선수들을 묶어놓을만한 제도적인 방법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보면, FA 시행 자체는 FA 대상자가 아닌 선수들이 소속팀 외에 다른 팀에 못나가게 하기 위한 발판이다.
그렇게 해서 FA가 아닌 선수들을 못나가게 하는 방안은 만들었다.
이제는 FA인 선수들을 못나가게 하는 방안을 만들자.
해서 보니..
 
Free Auction과 같은 자유경매제도를 실시하고,
계약을 못하는 선수는 준프로로 강등되게 하며,
최고 액수를 부른 구단이 선수에 대한 우선협상권을 맺게 제도를 지들 멋대로 만들었다.

그러면 FA인 선수들은 다른 팀으로 이적도 안될 뿐더러,
1년 단위의 계약이 아닌 다년계약을 통해서,
잘나가는 선수 혹은 팀에서 필요한 선수는 다년계약으로 선수들을 묶어놓고,
못나가는 선수들은 그냥 은퇴를 하기 위한 것이 그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앞뒤가 맞는다.
자유경매제도는 선수들이 가고 싶은 구단을 못가게 함으로써 원소속팀에서 다년계약을 하게 하기 위한 수단이고,
다년계약 최고액수제도는 선수들을 최대한 다년계약을 하게끔 유도함으로써 선수들을 묶어놓기위한 수단이며,
계약을 못하는 선수의 준프로화는 FA제도에 대한 선수들의 반발을 막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다.

선수 또는 팬 입장에서는 부당할 지 모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자기들이 만든 판에 선수들이 이탈하지 않게 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KeSPA와 기업 입장에서 이번 FA는 대성공이다.
대상 선수들과 다년 계약을 실시해서 더욱 묶어놓게 하고,
대상이 아닌 선수들도 원 소속팀에 그대로 남아서 계약을 하며 게이머 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이제 스타2가 나오면 KeSPA에서는 스타2도 프로리그와 같은 팀리그를 하기 위해 발버둥칠거다.
그러면 스타2는 해외에서는 워3와 같은 상금헌터식 롤모델로 가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스타1과 같은 팀단위 롤모델로 가져가려는 부단한 노력을 할 것이다.

앞으로 KeSPA가 무슨 행동을 할 것인지는 보지 않아도 뻔히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