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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ous (09-19)/News

설레발은 죄악.

스포츠 여러 종목 네티즌 팬들 사이에서 많이들 나오는 말로 알고 있다.

'설레발은 죄악.'


그래서 나는 참 걱정을 많이 했다.
그리스 이기고 아르헨전을 앞두고. 우리나라가 아르헨티나를 이길 것처럼 언론에서 떠들어대고.
몇몇 손발이 오그라드는 기사가 나오지를 않나. '아르헨은 정체되어 있고 대한민국은 발전했다' 뭐 이런거 등등



그래. 뭐 응원하는 입장에서야 당연히 우리나라의 승리를 기원하는거야 좋지.
근데 문제는 언론이나 전체적인 분위기가 우리나라가 그리스전에서처럼만 하면 이길 수 있다는 식으로 만들어버렸으니.
진짜 축구 평소에 잘 안보다가 월드컵때만 보는 그런 사람들에게 허황된 희망과 설레임을 안겨다주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언론은 너무 거품과도 같은 태도로 일관하지 말았어야 했다.
적어도 우리나라 아르헨한테 두점차로 질 수도 있고, 세점차로 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였는데,
언론에서 그런 식으로 우리나라 스스로에 대한 설레발만 높여놓으니, 
당연한 패배도 억울한 패배로 만들어놓고 국민들 기분만 더럽히는 데에 일조하였다.

참 잘했습니다 대한민국 언론관계자님들아!!


난 내가 전에 쓴 블로그 포스트에도 말했었지만,
우리나라의 3:1 패배를 예상했었다. (물론 틀렸지만)
딱히 기분나쁘거나 그런건 별로 없었다.

물론 이겼다면 기분이야 좋았겠지만, 대패를 했다고 해서 충격을 먹거나 그런 것은 없었다.
그리스한테 4:1로 지면 그거야 당연히 충격적인 일이지만, 아르헨티나 4:1이 뭐. 별로 안 이상한데?

아르헨티나가 이길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근거를 들면서 말해보고 실제로 그렇게 되니까 뭐랄까..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많이는 들지만서도 이것이 현실이구나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

사실 우리나라 축구를 보면 정말 맘에 안드는게 있다.
평소에는 축구 신경도 안쓰다가 월드컵때만 신경쓰는 국내 팬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거야 그러려니 한다.
월드컵을 앞두고 각종 이벤트를 준비하고 상업적인 용도로 활용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 또한 이해한다.
하지만 정작 맘에 안드는 건 바로 우리나라가 4강 진출 이후로 우리 스스로에 대한 거품을 많이 끼고 있다는 거다.

2002년 월드컵 이후로 박지성 이영표가 PSV 아인트호벤을 거쳐서 맨유/토트넘으로 간 이후로 
EPL을 비롯한 각종 유럽축구에 눈을 뜨기 시작한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나도 당연히 그 세대의 일원 중 한 명이고.
K리그도 관중이 없네 어쩌네 말은 많아도 프로축구 구단도 많이 생기고 지역구단 창단 열풍도 불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축구구단 운영비용이 야구구단 운영비용보다 훨씬 싸니까. 거물급선수 K리그에서 영입하면서 적자운영 할거 아니잖아)
그리고 남창희, 석현준 등 유스들도 유럽에 진출하면서 향후 차세대 유망주로의 꿈도 피우는 것도 보기 좋다.

2002년 월드컵 이후로 우리나라가 전반적으로 축구문화가 많이 진보되고 많이 성장하였다는 것은 정말 인정할 일이다.

하지만, 한번 큰 목표를 이루고 난 이후로는 뭔가 우리가 자만을 하는 경향이 많이 눈에 보인다.
물론 겉으로 하는 말로는 '아르헨은 강팀이지만 그래도 할 수 있다' 라는 겸손한 멘트를 내세우지만,
실제 그 속을 들여다보면 마치 강팀을 껌으로 보는듯한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참 많다는걸 알 수 있다.

특히 이번 월드컵 감독만해도 그모냥이니 원..

이런 분위기가 참 뭐랄까.. 쓸데없이 우리나라사람들이 국수주의로만 찌들어간다라는 인상을 받는다.
마라도나가 이기고 인터뷰할 때, "한국은 우리를 이길 방법이 없다" 라고 그랬는데,

패자는 말이 없는 법이다.
말이 있게 패했으면 말을 안해. 말도 안나오게 대패했으니 난 저런 말 들어도 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마라도나를 거만하다고 하고 나쁜 사람인거마냥 포장을 시켜서 말한다.

축구를 보든, 다른 스포츠를 보든 무엇을 보든.
항상 결과를 떠나서 그 과정이 어떠하였는가, 왜그랬는가. 객관적인 면과 주관적인 면을 봤을 때 어떠한가.
이런 것을 따져서 봐야 하는데,
우리는 매번 투지, 정신력. 이모셔널로 국민들을 자극시킨다.

이런거 상당히 안좋다. Rational 하게 사고를 하면 결과가 좋든 안좋든 후유증은 없지만,
Emotional 하게 사고를 하면 결과가 좋을 땐 엄청 좋겠지만, 결과가 안좋을 때는 후유증이 상당하다는 것.

글이 길어서 막 횡설수설하고 그랬군 쩝.

아무튼 결론은 국민들을 감성적이고 거품을 불어넣어주는 여론이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