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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 대선 돌아가는 꼬라지가 참 재밌네요.
당연하게도 전 국민의힘을 지지하기는 커녕 윤가가 절대로 되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저쪽 당 싸우는 꼬라지를 구경하는게 왜 이렇게도 재밌는지.
정말 재밌습니다.
글 주제를 이준석 리스크로 하고 서두에 기사 하나 링크를 걸어봤어요.
사실 저 기사야 말로 '이준석 리스크'를 상징하는 기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준석이 걸어온 길을 보면, 뭐 모두 다 알겠지만.
박근혜 키즈로 시작했지만 비박으로 독립노선 틀었고.
국정농단 터지고 바른정당 창당에 기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유승민계로 합류.
김무성계 대거 새누리당으로 복당하여 바른정당이 유승민과 아이들의 소수정당으로 전락했음에도
꿋꿋이 당을 지키고 국민의당과 합당 후 바른미래당으로 재창당.
이준석이 다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바른미래당 창당 이후였습니다.
손학규가 당대표로 선출될 때 최고위원에 올랐기 때문이죠.
이준석이 정치 짬밥으로는 10년 정도가 되었지만 사실상 본격적으로 활동한건 이 때부터가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그 이후도 모두가 아시다시피,
유승민계 안철수계 손학규계 서로 치고박고싸우고. 당 내분이 극에 달했고.
공수처 통과 문제를 두고 유승민 안철수 vs 손학규 구도로 싸울 때 극에 달했었죠.
그래서 유승민계 전원탈당, 새로운보수당 창당 후 미래통합당과 합당.
유승민계 정치인으로 본격활동하면서 최고위원도 해보고 갈등도 많이 겪고.
정말 산전수전 많이 겪었죠. 나이만 어릴 뿐, 정치초보도 아니고 고생도 많이 했던 것도 맞고.
그래서 지금 이준석의 행동을 돌이켜보면 정치초짜들이 할만한 그런 행동은 아니라고 봅니다.
총선 대패하고 김종인 비대위체제가 끝난 다음에 당대표 출마한 것이 역시 터닝포인트겠죠.
그래서 내노라하는 사람들 다 제끼고 결국 당대표로 선출된 것.
우연이였을까요, 운이 맞아서였을까요, 이준석이 능력이 좋아서였을까요.
제가 봤을 때는 그냥 셋 다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본인 능력을 발휘했고 유승민계의 전폭적인 지지도 한 몫을 했지만 운이 정말 좋았죠.
당대표 된게 작년 6월인데, 그 시기가 어떤 시기였냐면,
LH 사태 터지고 작년 4월 재보선에서 오세훈이 대승하고 불과 두달밖에 안됐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현 정부 이후로 역대 최고를 찍을 정도로 암흑기에서 벗어나려는 시기였고요.
딱 시기상으로 그래요. 총선 대패로 망한 당 어부지리로 살아나고 재보선도 대승 거두니까 당시 분위기가 물들어올 때 노젓자고 주호영 나경원같은 구시대 인물 말고 좀 새로운 사람좀 밀어주자 이런 분위기가 강해서 된거죠.
쓰고 나니 이준석의 능력보다는 운이 좋았음이 많이 강조된 것 같은데. 뭐 틀린말은 아닙니다.
제3정당 최고위원하면서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쌓은 본인의 능력을 발휘한 것도 있지만 시기가 좋다보니 당대표가 되고 또 그런거. 사실 그게 크죠.
그런데 그 이후부터 완전히 꼬여버리기 시작했다는게. 참 뭐랄까.
지금은 당 대표가 국민의힘의 가장 큰 리스크가 되어버린 것.
결과적으론 그렇습니다.
제가 이준석의 지난 정치인생을 왜 언급했을까요. 요약하면 딱 이 정도입니다.
- 정치초보도 아니고 정당 내 책임을 지는 자리에 처음 있어본 것도 아니다. 심지어 짬도 좀 된다.
- 하지만 당대표가 된 것도 상당수의 운이 작용하였다.
이 두가지를 말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럼 저 내용과 현재 상황을 다시 엮어볼까요.
이준석이 당 대표가 된 이후 있었던 대표적인 일을 요약해볼게요.
- 윤석열이 당대표를 패싱하고 독단적으로 그냥 입당해버렸다.
- 당 내 경선 과정에서부터 윤석열과 상당한 마찰이 있었다.
- 대선후보 정해지니까 비단주머니 드립을 친다.
-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문제 생겼다고 잠수타서 전국일주하고 울산에서 술한잔 했다.
- 페미들 들어오니까 극렬하게 반대하면서 계속 깐다.
- 급기야 선대위 직책에서 물러났다.
- 당대표 사퇴 요구에도 손학규 언급하면서 절대 사퇴 안한다.
저 문장만 요약하면 이준석이 정치초짜에 대표도 안해봤던 사람에 나이가 어려서 그냥 철부지처럼 구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짬도 찼고 최고위원도 이미 해봤고 당 내 심각한 갈등도 겪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준석이 여태 했던 행동은 그런 문제는 분명히 아닙니다.
관점을 이준석 시점에서 보면 아래와 같은 형국입니다.
- 시작부터 꼬였죠. 당대표를 무시하고 대선후보로 들어온 사람이 나대는데 결국 진짜 후보가 되었고.
- 그래도 대선후보랍씨고 대표니까 밀어주긴 해야겠는데 주변에 하도 잔챙이들(윤핵관)이 많으니까 허구헌날 싸우고.
- 결국 관종짓 하면서 김종인 끌어들이는데 성공했고.
- 그런데도 이상한 사람들(페미 등) 계속 오니까 이건 아닌것같은데 하면서 태클걸고.
- 마침 윤석열 지지율 쭉쭉 떨어지네요. 계속 떨어집니다. 그러니 이대론 안되겠다 물러나 보자 해서 사퇴.
- 하지만 당대표까지 사퇴하면 대선 무조건 진다고 본인 스스로 판단. 그래서 죽어도 안물러난거고요.
관점을 바꾸니까 이준석의 그동안 행동이 징징거린 것이 아니라 나름의 납득가는 이유가 있는 것처럼 보였네요.
그렇다면 지금 있는 국민의힘 문제는 이준석 리스크라고 보긴 어렵지 않냐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지금 국민의힘 문제는 이준석이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에요. 윤가가 자살골 넣은게 근본 원인이죠.
그런데 이준석 리스크가 분명히 있는 것도 사실이고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친 것도 사실입니다.
https://biz.chosun.com/policy/politics/election2022/2022/01/04/FSA3IZ3CTJCHBOZDFF3KRUQSMQ/
하지만 윤핵관의 대표주자인 권성동의 말처럼 이준석이 당을 이꼴로 만든 해당행위를 한 것도 아닙니다.
진짜 이준석 리스크는 크게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 윤석열 지지율 떨어지는 원인은 굉장히 잘 캐치해냈다. 하지만 대처 방법이 굉장히 잘못됐다.
- 당 대표가 되고 윤가가 입당하기 전에 대표 중심의 프로세스를 갖췄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전자는 그거입니다. 맨 위에 쓴 뉴스기사가 그 예제입니다.
굉장히 자극적인 말투를 잘 써요. 저게 본인이 강해 보이는 효과가 있지만 사실 역효과가 더 잘 납니다.
그리고 비단주머니 드립. 기본적으로 관종한테서 나타나는 현상이죠. 물론 관종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관종짓 하고 일이 꼬이면 그만큼 본인에게 가는 피해도 더 커집니다. 함부로 관종짓하지 말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닙니다.
대선 레이스는 대선 후보가 주목받아야 하는 것도 맞아요. 하지만 대표 된지 얼마 안됐으니까 본인도 주목받고 싶을겁니다. 그리고 그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대표가 주목받으려면 유창한 말빨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행동력으로 주목을 받아야 되는건데 그러지를 못했어요. 그래서 잘못 대처했다고 한겁니다.
사실 후자는 본인도 프로세스를 정말 만들고 싶었을 것입니다만, 당 내 최고위원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부터 꼬여가지고(특히 김재원) 본인의 의지대로 안 된 측면도 어느 정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본인이 최고위원 하면서 고생했던 것 생각하면서, 어떤 식으로 당을 장악할 지 그림을 그리고 당 내 상황 고려해서 맞춰나갔어야 했는데 아마 본인은 낙관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고 예상했던 것만 못한 상황이 왔을 때 처신을 잘 하지 못하다 보니 당 장악에 실패했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이 부분은 본인 책임도 분명 있다고 보아지네요.
여기까지만 보면 그래도 일부 와닿지 않을 수 있죠.
민주당하고 비교해볼까요.
그냥 이 사진 하나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 이번에 대선 전략 굉장히 잘 짰어요. 저도 이번 대선 진행되는거 보면서 깜짝 놀랠 정도입니다.
지난 재보선 때 자책골 넣어서 맛탱이 가던 그 민주당 맞나 의심될 정도입니다.
여태 민주당이 선거 준비하면서 이렇게 일사분란하게 잘 되고 있는건 처음 봅니다.
민주당 전략은 딱 그겁니다.
이재명이 하는 것은
- 정책을 내놓고(한두개가 아니라 많음)
- 인재 영입 방향도 정하고(탈당자 복당 페널티 없앰)
- 그런데 본인의 의견이 현 정부나 당 내 충돌이 많다 싶으면 수위조절하고
사실 그게 다에요. 근데 저게 되려면 당에서 엄청난 서포트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걸 송영길 대표가 행동으로 다 옮기고 있어요.
물론 이준석-윤석열 관계가 처음부터 안좋았던 것에 반해 송영길-이재명은 관계가 처음부터 꽤 좋은 차이도 있지만,
송영길 대표 예전 행보 보면 한 성격 하는 사람입니다. 심지어 어디 나서거나 관심받는것 역시 좋아하는 사람이고요.
이재명이 대선후보 되면서 했던 행동이 당 혹은 송 대표하고 일치할 수는 없어요. 의견 차이도 다수 있었을겁니다.
그런데 송영길이 이재명한테 반기를 든건 한번도 없었습니다. 거의 제로에 수렴할 정도로.
심지어 이재명이 뭐 말만 했다 하면 대선 관련된 부분은 선관위에서 착착 움직이고 당과 관련된 부분은 송 대표 중심으로 착착 움직입니다.
대선에서 당 대표가 가장 주목받을 수 있는 방법은 그냥 별 것 아닙니다.
대선 후보를 당선시키는게 가장 주목받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번 송영길 행보를 보면 대선후보 하자는 대로 다 하는데도 상당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경선 끝나고 내홍이 깊은 상태에서 빠르게 수습한 것이 그 시작이였고요, 현재까지도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고요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101110200004808
결국 이준석 리스크라는 것은 현재의 이준석이 갖고 있는 입지와 위치. 그로 인한 위험입니다.
당을 장악했어야 했지만 실패했고.
대선후보가 누가 됐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 지 시나리오와 장기플랜을 다 세웠어야 했고.
선대위 구성이나 인재 영입에 있어서도 당 대표가 관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고.
본인이 대표가 되더라도 반대세력 엄청나니까 그들과 어떻게 상생하면서 전략을 세울 것인지를 구상하고 실천했어야 했는데 비단주머니 드립치면서 날만 세우니까 결과가 좋을 수가 없습니다.
이건 분명히 본인 실책입니다.
지금 와서는 뭐. 별 것 있나요. 이준석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는 명확해졌네요.
당 대표 끝까지 유지하는건 그렇다 쳐도 관종짓 자존심 다 내려놓고 윤석열 당선시키는데에만 초집중하는게 맞습니다.
아니면 그냥 정계 은퇴를 해도 되겠고요.
하지만 지금까지 고집부리고 관심받고 날 세우고 그랬던 것 계속 해도 괜찮을 것 같네요.
그래야 윤석열이 낙선될 확률 더 높아지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참에 국민의힘 싹 망했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글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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