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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의 달걀

신대륙을 발견하고 온 콜럼버스가 사람들 앞에서 한 행동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

달걀을 어떻게 세우냐? 이렇게 세우면 된다! 별거 아니네?

그러자 콜럼버스는 이 말을 했지요. 
"신대륙 발견도 이와 같다."

그런면에서 스티브 잡스님도 IT계에 있어서 콜럼버스와 같은 존재는 아니였을까 한다.



일부 '무지(無知)한' 네티즌들 및 국민들의 경우에는 
아이폰이 안나왔으면 안드로이드가 나와서 어차피 스마트폰시장이 활성화가 됐을거다
아이폰 기술도 결국은 삼성이 없으면 못만든다 등등 이런 말들이 많은데..

과연 그럴까?
먼저 후자를 보자.
삼성이 반도체 및 부품 시장에 있어서 선도적이고 관련 특허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전자제품 기술에 있어서 혁신적 발전에 기여한 것도 사실이고 애플이 삼성에 돈안준것도 잘못됐다.
그렇지만 이러한 기술을 IT의 혁신을 이룰 만한 기술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혁신이 아닌 발전을 이끈 기술일 뿐.

그렇다면 이제 전자를 한번 보자.
안드로이드나 애플이나 어차피 모바일 OS를 기반으로 한 마켓을 형성하고 스마트화에 기여하긴 했지만,
그것의 근간이 되는 기술은 결국 애플이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이전의 시대를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걸어다니면서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기계는 PDA에 불과했다.
그리고 인터넷이 가능하더라도 속도가 느리고 사용 요금 자체도 무지 비싼 시대였다.
물론 다른 나라는 우리나라만큼은 아니였지만 통신사의 횡포가 심했던 그런 시대였다.

그런 와중에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컴퓨터를 전화기에 넣는 그런 아이폰을 개발했던 것은 
분명 완전히 없는 기술을 새로 만든 발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생기기 이전에도 윈도우 CE를 기반으로 한 컴퓨터형 전화기인 애니콜도 분명히 있었으니.
그리고 PDA를 전화기로 바꾼 것에 불과하다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아이팟 터치와 아이폰이 가져다 준 혁명은 바로
컴퓨터와 전화기를 합친 아이폰과 그에 더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시장 형성.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그 누구도 생각해 내지 못했던 혁신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전화도 쓰고, 애플리케이션도 마음껏 받고.
이에 더하여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빠르게 쓸 수 있는 그런 기술이라고 해야 할까?

아이디어야 옛날부터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통신기술이 2G였던 시대에서는 통신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전화기에서 인터넷이 될 정도의 속도가 나오고 싶어도 나올 수 없었다.
하지만 GSM 및 WCDMA 규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느리긴 해도 인터넷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
생각해 보면 정말 뻔하고 당연한 소리다.

하지만..  
잡스가 없었다면 과연 이러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무선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는
그런 사회적 환경이 왔을까?
내가 봤을 때는 절대로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연한 것이지만, 그 누구도 시도할 수 없었던 그런 기술. 그것이 혁신이 아닐까.
그리고 그러한 것을 해낸 것이 애플 사의 아이폰이다. 


더 쉽게 생각해보자.
안드로이드도 비슷한 체제라 충분히 할 수 있었다고 했던가?
물론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처음 나올 때만 해도 사람들은 기존의 PDA나 윈도우모바일폰 정도의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일부 극소수의 사람이 아니면 쉽게 이용할 수 없는. 시장 전망이나 성장 가능성조차도 부정적이였다.
게다가 애플은 제품제조업체이고, 구글은 서비스업체이다. 업체 특성자체가 다르다.
그것이 말해주는 것은 구글이 안드로이드마켓을 통해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람들이 사용할 수는 있더라도,
이러한 안드로이드를 지원하는 무선기기 단말 제조업체에서는 어떤 정책으로 내놓았을까?

당연히 스마트폰이 활성화되기 전 세대인 PDA나 모바일애니콜 정도의 소수만 이용했겠지.
비싼 값에, 비싼 요금제에.
게다가 구글은 모바일의 최강자가 아닌 데스크탑의 최강자이다. PC 또는 웹 브라우저 기반 기술에 특화되어있다.

만약 아이폰이 개발되지 않았다면, 구글은 크롬을 기반으로 한 데스크탑용 안드로이드마켓을 중심으로
진행되지 않았을까?



그런 의미에서. 사람들이 말하는 아이폰 깎아내리기는 콜럼버스의 달걀에서 나오는 우를 저지른 사람이라고 보기엔
매우 충분하다. 애플이 아니면 누군가 했을 거라는 생각. 
콜럼버스가 서양을 안발견해도 누군가는 발견했을 것이라는 것.
그 사람이 아니면 누가 할건데? 언제할건데?
절대 장담 못한다.

그렇기에 스티브 잡스는 더욱 빛났고.
아이폰이 우리나라의 모바일 시장을 대폭 바꾸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안타깝지만. 가는 곳에서도 편하게 지내길 바라며.
그 분의 죽음에 명복을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