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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5 사전예약과 우리나라의 현실

최근 몇 년간 아이폰 사전예약을 보면

오픈마켓에서 큰 폭의 할인과 혜택을 제공해줬다.

그래서 많은 유저들이 통신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하였다.

실제로 아이폰은 보조금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자급제+알뜰폰이 거의 공식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물론 자급제+통신사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대리점, 판매점에서 진행하는 개통은 큰 혜택을 빌미삼아 고가의 요금제를 요구하였고

통신사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개통은 혜택이 상당히 적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급제+통신사로 하더라도 절대 손해가 아니였다.

 

이번에 아이폰15가 출시되었다.

가격이 동결되었다.

사람들은 환호했다.

 

물론 이번 사전예약도 전체적으로 보면 흥행이 맞다.

그런데 어딘가 허전한 구석을 감출 수 없었다.

왜 그런 것일까?

 

무엇보다 가장 큰 것은 할인폭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이게 단순히 싸게 못사서 안타까운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것도 안타까운것 맞다. 인정한다.)

 

왜 할인폭을 낮췄을까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오픈마켓 관점에서는 어차피 우리가 할인폭을 낮춰도

알아서 올 사람들은 온다. 그러므로 크게 할인은 안 해줘도 상관없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근거가 부족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급제 폰을 판매하는 모든 오픈마켓이 일제히 5%, 4% 정도의 수준의 할인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담합일까? 당연히 근거는 더더욱 없다.

 

하지만 어느 정도 사전에 공유된 부분은 있었을 것이다.

물론 그것은 올해 뿐만 아니라, 작년, 재작년, 그리고 그 이전에도 마찬가지였을 것이고.

 

그래서 그 원인이 무엇인가를 찾아보긴 했는데..

물가인상 때문에 할인율을 낮춘 것일까? 미국도 똑같이 물가인상률이 크게 올랐다.

삼성폰 때문인 것일까? 그건 더더욱 말도 안된다.

 

그나마 근거를 찾을 만한 것이 있다면, 사회적 분위기가 아닌가 싶다.

이 부분은 미국과 한국의 상황이 전혀 다른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자급제폰에 대해서 아이폰15때 할인이 더 들어갔고 구매율도 더 높아졌다고 한다.

물가는 인상했는데 할인율은 더 높아졌다? 그러면 마켓이나 판매처가 남는 것이 더 없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올해는 엄청난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 지표가 매우 좋은 편이다.

연준에서 금리를 올리는 이유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인데,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억제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금리를 올렸다.

그 이유는 경제지표가 좋기 때문이라 하였다.

 

경제지표가 좋아지면 실물경제가 활성화되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지지만,

당국에서는 이미 물가인상이 많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금리를 인상하여 억제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경제가 침체에 들어설 때, 경제 활성화 유도를 위해서 금리 인하로 소비 촉진을 상기하면 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떤가.

경제 상황이 좋은가? 아니다.

물가가 올라서 힘든가? 맞다.

그러면 소비가 위축되는가? 맞다.

금리를 내려야 할까? 우리나라가 미국 눈치보면서 금리 조정하는데 말도 안된다.

 

한마디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국내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이다.

 

현 상황에서 오픈마켓같은 곳에서 퍼주기 행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아이폰 가격이 올랐다면 오히려 퍼줬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아서 퍼줄 상황이 안 된다고 보면 그나마 근거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현실적인 대안은 무엇인가.

결국 할인율을 낮추는 것이다.

 

이번에 아이폰 사전예약 앞두고 하나 둘씩 사이트에서 정보가 유출되면서 나온 정보가 전부 다 5% 4% 할인.

이러다가 사람들이 작년과는 달리 5% 할인만 하고 마느냐 아니냐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아마 절반 정도는 불안감이 아니라 체념했을 것으로 예상했을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이 현실이 되었을 뿐.

 


그러면 누가 이득보고 누가 손해를 봤을까.

 

오픈마켓 - 당연히 이득. 할인을 줄인다는 것은 그만큼 수익이 오를 것이고, 실제로 완판도 됐고.

소비자 - 당연히 손해. 물가인상 감안하면 큰 손해는 아니지만, 전년도 대비 감안하면 안타까워 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사 - 가장 큰 수혜자로 예상된다.

알뜰폰 - 반대로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점 - 오픈마켓에 준한 수준의 수혜를 보지 않았을까.

 

통신사는 사실 작년과 헤택이 크게 차이가 없었다.

어차피 통신사는 단말기 판매도 중요하지만, 요금제로 인한 수익이 주요 매출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전 예약 때, 오픈마켓에서는 할인율을 줄이면서 통신사 사전예약 비중이 상대적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통신사 사전예약보다도, 통신사 이탈율이 전년 대비 줄어들었거나 혹은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사의 주요 매출이 요금제 수익인 점을 감안한다면 가장 큰 수혜가 아닐 수 없다.

 

어째서?

 

자급제폰을 사람들이 사는 이유는? 싸게 사려고.

싸게 사는 것은 좋아. 그런데 어디 통신사를 쓸까? 알뜰폰.

왜? LTE나 5G나 큰 차이가 없고 알뜰폰이 훨씬 싸니까.

 

자급제폰 판매처 할인율이 줄었으면? 통신사 사전예약과 혜택이 거의 동등해졌음.

LTE와 5G의 차이는? 눈에 띄는 지는 몰라도 전년보다는 5G가 많이 개선되었음.

그러면 굳이 통신사를 알뜰폰으로 옮겨야 할까? 그다지.

 

알뜰폰은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작년, 재작년보다 고객 유치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실상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오픈마켓은? 그런 것 상관할 이유 전혀 없다. 판매만 하지 통신사 어디 할 것인지는 고객의 선택이니까.

 

판매점의 경우는 어떠한가.

어차피 그쪽은 판매 실적이 가장 중요하다. 

알뜰폰으로 안옮긴다면? 통신사 판매점에서 퍼주는 혜택을 받는 것이 고객 입장에서는 가장 좋다.

그렇기 때문에 호갱호갱 그래도 고객들은 성지 등을 통한 판매점 예약 많이 했을 것이고,

판매점은 아마 만세를 부르지 않았을까.

 

 

종합해 보면, 단통법 직후의 과거로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자급제와 알뜰폰 시장의 활성화는 시장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주요 요인이 되고,

더욱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기 위한 통신시장의 원동력으로 볼 수 있지만

그런것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 느낌.

 

그저 아쉽고 씁쓸하다.

그래도 사전예약한 폰 수령하면 또 기뻐하겠지.

그 때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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