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revious (20-22)/Politics

박원순 시장 사망과 진보인사들의 자살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부터 빌겠습니다.

 

사진출처: 뉴시스

일단 왜 사망했는가를 파헤치기보다는

여기서 전반적으로 의문이 들 사항을 언급하는 글로 써보겠습니다.

 

노무현, 노회찬, 박원순.

전부 다 자살을 한 것으로 밝혀진 주요 진보인사의 유명인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게 참 신기하죠.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보수인사이자 권력층들이 자살을 했다라는 소식은 태어나서 단 한번도 접한 적이 없는 반면,

진보인사들은 자살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는 것.

 

음모론이나 그런것을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공인이라는 지위와 자기 자신의 양심을 지킬 수 없는 행동이 온 세상에 드러났을 때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가 있는가? 그것을 묻고 싶다라는 것이겠죠.

 

사실 사람은 단적으로 말하자면 두 부류로 나뉩니다.

자기 자신이 큰 잘못을 하게 되었을 때, 그래도 그것에 대한 후회와 반성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큰 잘못을 하더라도, 그래 뭐 괜찮다 후회나 반성따위는 하지도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대다수의 일반인들은 아주 나쁜 사람이 아니라면 당연히 전자일 것입니다.

하지만 공인이라면, 그것도 어떤 특정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면 갈수록 후자의 비율이 높아집니다.

소위 말해 흑화가 되어간다라는 표현들을 하죠. 그런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일반인들은 경험하지 못할, 공인이라는 자리는 굉장히 어깨가 무거운 자리입니다.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이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잘못이나 치부가 드러났을 때 수치심은 말로는 표현이 안됩니다.

심지어, 자기가 아무 잘못을 한 것이 없는데도 모함 등으로 자기가 잘못된 것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더라도

그것에 대한 부담감과 중암갑은 엄청날 정도겠죠.

 

성추행 사건이 사실인진 모르겠습니다. 전 솔직히 음모론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음모론이 아니라는 전제하게 써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합니다. 

아무리 깨끗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성인군자가 아닌 이상은 큰 잘못을 합니다. 그게 사람입니다.

개인 프라이버시가 어느 정도는 보장되거나 사적인 선에서 끝난다면 반성을 합니다. 그리고 다시 달라지려 노력합니다.

 

그러나 공인이라면 이야기가 많이 다릅니다.

큰 잘못을 했을 때. 그 잘못에 대한 반성은 당연히 하는 것은 동일합니다.

하지만 반성에 앞서서 자기 자신에 대한 사회적 지탄과 수백만명 내지는 수천만명의 눈이 바라보는 그 시선.

버틸 수 있을까요?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제 사례를 들어서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어떤 커뮤니티에. 아무런 잘못도 없는데 저를 음해하는 놈들이 있어서 저에 대한 비방이 난무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 그러한 것을 본 사람은 몇백명 정도는 되었을 것입니다. 많은 수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잘못한게 없는데도 잘못을 한 죄인마냥 비쳐지는 것에 대한 압박감이 엄청났습니다.

결국 그 커뮤니티를 탈퇴하게 되었고, 잠도 못 잘 정도로 후유증을 가진 시간만 거의 6개월이였습니다.

 

서울시장이라는 자리. 저 따위가 경험했던 그런 곳하고는 당연히 차원이 다르겠죠.

맞습니다. 그만큼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그만큼 얼마나 압박감이 심했을까요.

 

잘못을 해서 죄값을 치르고 말고는 당사자에게는 이미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저 자신의 치부가 만인에게 드러나게 될 것 그 자체로도 이미 본인은 삶을 살아가야 할까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여기서 다시 따져보자면.

그렇다면 왜 유독 대한민국의 진보인사에서만 자살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쉽게 답이 나올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소위 보수층들과 권력층, 적폐세력이라는 사람들은

잘못에 대한 양심적 가책보다는 자기 자신의 사리사욕에만 눈이 어두운 사람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치부가 드러나더라도 삶에 대한 회의가 들 정도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진보인사들은 많이 다릅니다.

인권변호사로 활동하고, 사회운동을 지지하고, 청년운동도 해 왔고.

그동안의 살아왔던 인생 자체가 뭔가 투쟁적이면서도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운동을 많이 해 온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삶의 치부가 드러난다는 것은 버틸 수 없을 정도의 압박감과 부담감이 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유명 진보인사들에게만 자살 소식이 들려오는 것이겠죠.

 

죽음이 미화되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공인이라는 자리.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도 있는 큰 잘못.

그것에 대한 개인의 압박감이 삶에 대한 회의로까지 이어지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