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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ous (20-22)/Society

리버풀 전범기에 대한 소고

안녕하세요.

최근 리버풀이 미나미노 선수를 영입한 후, SNS에 전범기가 게재된 사진을 가지고 여론이 시끄럽네요.

 

사진출처: 리버풀 일본 홈페이지

미나미노 영입하고 전범기 사진 올라왔다가 리버풀 국내 홈페이지에 사과하고 내렸는데, 알고보니 국내에서만 사과문을 올렸던 것이고. 그리고 나서 어제 경기 끝나고 위와 같은 사진이 또 올라오고.

 

한창 논란이 많을 수밖에는 없는데요.

 

예전에도 리버풀이 케이타 문신에 전범기 그림 관련해서 논란이 있어서 사과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대처가 엄청 많이 미흡해서 국내 네티즌들에게 수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사실 국내 네티즌들이 리버풀이 하는 행동을 보고 분노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분노하는 것만으로 과연 해결이 될까요.

우리나라에서 어떤 행동을 취한다거나 하더라도 과연 달라질까요.

 

반대로 한 번 볼까요.

리버풀의 행동이 국내 팬을 기만했다라고 볼 수도 있고,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없다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그것이 전부일까요. 또 다른 이유나 의도가 있지는 않을까요.

 

사진출처: 아시아경제

사실 이런 일이 있을 때 항상 비교하는 것이 독일의 나치 깃발, 하켄크로이츠죠.

각각 독일과 일본의 군국주의 역사를 상징하는 깃발이자 마크인데요.

두 나라의 인식은 현재 완전히 반대인 것도 당연히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일본은 전범기를 자랑스러워하다 못해 군대 깃발로도 사용하고 있는 반면, 독일은 하켄크로이츠를 부끄러워하고 어디가서 언급하는 것 자체를 굉장히 불쾌해하고 있습니다.

 

해외 입장, 즉 제삼자 입장에서 볼 때는 과연 어떨까요.

하켄크로이츠는 독일에서도 내세우기 싫은 상징이라는 점에서, 저 나라는 저걸 언급하면 안되겠구나 정도로 생각합니다.

반면 전범기는 일본 군대에서도 쓰는 공식 깃발이니까 저걸 써도 아무 문제가 없구나 정도로 생각합니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우리나라 네티즌들이 전범기에 대해서 강력하게 항의 의사를 표하고 안티팬으로 돌아선다고 하더라도, 

글쎄요. 진심으로 반성하거나 우리가 잘못했다라는 것을 얼마나 의식할까요.

 

결국은 네티즌들의 행동만으로는 무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리버풀 SNS에서 보여준 행동이 올바르다는 것도 아니고, 우리 네티즌의 대응이 과분하다는 것도 전혀 아닙니다. 다만 이러한 문제가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생길 수 있는 현상이고, 더이상 우리나라 국민들 기준에서 전범기를 보고 싶지 않다면, 문제가 터져야만 대응하는 자세가 아닌 전범기 자체가 문제가 있다라는 인식을 전 세계 사람에게 각인시켜줄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뭐 여러 가지 있긴 합니다.

 

1. 국가 차원에서의 대응이 사실 가장 좋긴 합니다. 하지만 국가 차원에서의 대응은 외교적 문제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대응이 필요하겠죠.

 

2. 그 다음은 사회적으로 잘 알려져 있거나, 유명 인사들이 전범기가 군국주의를 상징한다라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전범기가 잘못되었다라는 것을 알려달라라고 부탁한다는 것이 실례된 행동일 수도 있고, 사회적 유명 인사의 사회적 책임을 강요하는 것도 사실은 민감한 부분이겠죠.

 

3. 그렇다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민간에서 전범기에 대한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전세계적으로 어필하고 알리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민간이 별게 아닙니다. 네티즌들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학교나 기업, 사회 기관 등등 전 세계적으로 평상시에 전범기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알릴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1번, 2번과 같은 활동이 여기저기서 지속적으로 나온다면 그것이 가장 좋겠지만, 근본적으로는 3번과 같은 활동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맨날 전범기 여기저기서 나올 때마다 한국인들을 뭘로 보냐 저거 당장 내려라 하는 것은 사실상 일회성밖에는 안되는 법이죠. 그런 일회성이 아닌, 꾸준한 어필을 계속 하나둘씩 해주고, 입소문을 퍼트리게도 하고. 등등이 필요합니다.

 

그거 뭐 좀 합친다고 얼마나 되겠습니까만, 리버풀 전범기에 분노할 만한 네티즌들이라면 그 분노를 다른 곳에 쓰기에는 충분하지 싶습니다. 그리고 과연 그것이 설득력이 있을까 싶기도 할 수도 있지만, 일단 행동으로 옮기는 것 자체를 한다면, 누군가에게는 통했을 것이고, 또 다른 사람들이 전범기가 군국주의를 상징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해외 사람에게 가장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전범기=일본 군국주의다라는것? 아닙니다. 그냥 간단하게. 전범기와 하켄크로이츠가 같이 있는 사진만 올려도 됩니다. 위에 본문에 제가 올린 사진처럼요. 저렇게 같이 있는 사진만 올리더라도. 전범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는 있을 것이고, 저게 어느 나라에서 쓰는 것인지는 몰라도, 나중에 저 깃발이 올라온다면, 나치하고 똑같은 사상을 추종하는구나 추정도 가능할 것입니다. 예전처럼 구구절절 설명하는 시대가 아니라, 사진 하나로 어필할 수 있는 시대여야 합니다. 아니면 전범기와 나치즘을 합성한 사진 같은 것도 나쁘진 않겠죠.

 

사진출처: 아시아경제

여러분들도 시간난다면. 국내가 아닌 해외 커뮤니티(레딧 등)나, 아니면 해외 가서 주변 사람들에게 시간 날때 사진 하나로 모든 것을 설명해보세요. 굳이 이번같이 일이 생기지 않더라도 평소에 말이죠. 전범기가 얼마나 나쁜 것인지를 한 명이라도 더욱 알린다면, 그것이 퍼지고 퍼져서 하켄크로이츠와 같이 누구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것이다라는 것을 알 날도 올 것입니다.

 

차후에도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의식있는 사람들이 민간에서부터 더욱 활발한 활동을 통해서 알릴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래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