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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ous (20-22)/Economy

강제 종료. 그리고 한참 후의 재시작

제가 암호화폐를 처음 시작한 날이 언제였을까요.

찾아보니까 2021년2월9일이였네요.

이 글을 쓴 날은 다름아닌 2022년2월8일. 딱 1년 됐네요.

 

1년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1년 전 멋도 모르고 암호화폐를 시작했던 시절. 

그 때는 2017년 광풍이 일다가 완전히 쫄딱 망하고 빌빌거리는 사이에 소리소문없이 2020년부터 오르기 시작했다가.

2021년 2월 초 일론머스크가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했다는 뉴스를 신호탄으로 했던 그 날이였죠.

암호화폐 시장은 2017년을 훨씬 넘길 정도의 엄청난 광풍이 있었고.

그리고 불과 세 달 뒤, 2021년 5월에 엄청난 대폭락 때문에 모두가 한강을 갔었고.

 

사실. 저도 일론머스크 때문에 시작했던 암호화폐.

열심히 공부했고 또 공부했고 그래서 수익이 났지만 5월 대폭락 때 엄청난 피해를 보았고.

결국은 손실이 나다 보니까 손실을 메꿔야 되겠다는 조급증 때문에 원금까지도 다 날렸던 것이 기억나네요.

 

물론 금액 자체는 얼마 안 됐습니다. 왜냐, 시드가 적었으니까.

하지만 시드마저 다 날리고. 결국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자체를 아예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 예전에 주식으로도 크게 실패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역시 나는 안되나..? 싶은 생각도 들었고요.

 

초보자의 착각이라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막 시작했는데 어라 돈버네? 나 좀 잘 하네?

이야 주식할 때는 시작부터 완전히 망해서 쪽박을 찼는데 암호화폐로는 버니까 이게 나하고 맞나보다!

그랬는데 망했고. 결국은 난 역시 안되나보다. 내가 벌었던 것은 상승장에 운이 좋아서 번거다.

 

 

그리고 나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7월까지 진짜 암호화폐 시장은 완전히 망했습니다.

하지만 8월부터 암호화폐시장이 다시 부활하기 시작해서.

미국에서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한다고 하고. 기관에서 투자하고 선물도 나오고 ETF 상품도 나오고.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11월에 5월 폭락 전 최고가를 넘겼습니다.

이제는 10만달러를 찍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2022년 2월. 어떻게 됐게요.

또 다시 반토막이 나서 비트코인은 $37K까지 밀렸습니다. 하지만 다시 반등해서 $44K까지 올랐죠.

대다수의 사람들이 예측한 시장과 그 결과에 대한 대가는 역시 냉혹하구나 싶었죠.

 

 

암호화폐 투자를 강제로 끝냈던 2021년 6월 이후부터 지금까지.

저는 아무것도 안하고 놀고 먹었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제 자신에게도 그 시기에는 엄청난(?) 변화가 있었습니다.

예전에 주식을 한창 했다가 말아먹고 쉬었을 때에는 난 역시 안되나봐 나같은건 투자하면 안되겠다

어어 그래도 혹시나 해서 벌고 싶은데 만회하고 싶은데 하면서 대책없이 했다가 망하고 또 망하고.

 

그러나 작년 암호화폐에서조차 망했던 저는. 스스로의 제 모습을 인정했고.

보다 겸손해지기로 했고.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근본적으로 돌아보았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착각하는 것이 무엇이였을까요?

차트의 함정입니다.

 

5일선과 20일선이 만나서 골든크로스가 된다느니 데드크로스가 된다느니.

고점에서 저점까지 떨어질 때 피보나치 되돌림이 어쩌니 저쩌니.

거래량이 수반이 되서 강한 상승이 일어날 때가 다시 오른다느니 어쩐다느니.

지지선은 얼마고 저항선은 얼마고 기타 등등..

 

이게 사실 틀린말이 아니에요. 기술지표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니고, 특히 수학 과학 전문가들이 모여서 만든 퀀트(QUANT)가 괜히 있기 있는 것이 아니고, 프로그램매매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사실 저 차트의 가장 큰 함정은, 일봉 이상의 중장기 지표에 얼추 드러맞고, 심지어 드러맞지 않을 때도 있을 뿐더러, 일봉 이하의 분봉 주기가 짧으면 짧을 수록 더더욱 맞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것도 종목마다 다르고 투자자마다 다르고 그런 식입니다. 

 

즉 참고할 수는 있어도 맹신해서도 안되고 과거의 경험이 또 반복된다는 보장도 절대로 없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작년 암호화폐시장을 강제적으로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참 재밌었습니다.

마지막 남은 돈으로 선물시장을 했었는데(뭐 그래봤자 몇 만원 정도의 소액이였지만), 바이낸스 선물 특성 상 1분봉 아니면 5분봉을 계속 쳐다보지 않을 수 없었던 상황입니다. 

 

바이낸스 선물은 Long Liquidation / Short Liquidation 을 많이 생산하기 위해서 고래들이 엄청나게 큰 장난을 많이 칩니다. 이게 중장기 투자자들이 분봉 안보면 잘 모를 수도 있는데, 단기 투자자들은 거기에 거의 목숨을 걸 정도죠. 

 

비트코인같이 시가총액이 엄청나게 높은 암호화폐에 고래들이 장난치는게 과연 가능할까요?

네. 가능하더라고요.

그 현장을 숱하게 목격했고. 당시 제가 마지막으로 청산당했던 그 때도 고래의 장난질에 딱 당했던 것이였습니다.

 

참 재밌었어요.

전 그 때 Short Squeeze를 한 상태였었는데,

갑자기 고래들이 피뢰침을 띄우면서 강하게 큰 반등이 일어났었고,

저는 Short Liquidation으로 청산이 됐었고, 

그 반등이 끝난 후에 비트코인은 끝없이 추락했습니다.

 

선물 배수만 낮췄어도 저는 수익을 거둘 수 있었겠지만, 글쎄요. 반대로 어딘가 또 다른 것을 투자해서 다시 다 날렸겠죠.

결국 의미없더라고요.

 

예전에 주식투자를 해서 크게 망하고 쉬거나 그만뒀을 때에는. 

분하다. 더 잘할 수 있었다. 다음에 하면 더 잘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했지만.

암호화폐 시장에서 시드머니마저 다 날렸을 때 든 생각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내 스스로 할 수 없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조작이 가능한 시장이다.
  • 시장의 큰 흐름을 보고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모든 것을 인정하고. 

두고 보자. 다시 돌아온다면 그 때는 지금같지는 않을 것이다.

 

 

돈이 있어야만 공부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 돈이 있으면 공부 조금 하다가 아 바로 투자해야지 하고 서두르다가 망하니까.

특히 저는 그랬던 사례가 있어서 더 망했고요. 이게 경험입니다. 진짜.

 

그래서 돈이 없을 때 공부해야 되겠다.

암호화폐만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가장 많이 공부했던 부분은 아이러니하게도 부동산이였습니다.

그리고 미국 주식, 금, 해외ETF 및 채권, 달러에 대해서도.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하나둘씩 보고 있는 중이고요.

 

이 세계는 불과 20년 동안 많은 것이 변화하였습니다.

직장에서 받는 소득만으로 먹고 사는 것이 사실상 쉽지 않은 시대가 되었고요.

그것은 현 정부가 무능해서가 아닙니다. 전 세계적인 트렌드이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은, 절대로, 단언코, 기필코, 유한합니다. 절대 무한하지 않습니다.

자원은 유한한데 자본주의로 인해서 빈부의 격차는 더더욱 커지고, 트럼프발 국가 이기주의로 인해서 특정 국가들에게 모든 자원이 쏠리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바이든으로 정권이 바뀌었어도 늘으면 늘었지 줄지도 않았고요.

중국은 말할것도 없죠. 시진핑의 독재와 말같지도 않은 짓꺼리만 하면서 자국민 외에는 경제우위를 내세운 탄압과 독재와 불공정이 더욱 심화되었고요. 특히 코로나로 인해서 강대국은 더 강대해졌습니다. 

 

그럼 강대국을 뺀 나머지 나라는? 배고파졌죠. 

배고파지면 무슨 일이 생길까요. 물가가 오릅니다. 공급이 줄어들면 수요가 오르니까.

그런데 월급은 안오릅니다. 지출이 늘겠죠. 그러면 월급갖고 못 삽니다. 더 많은 돈이 있어야 살 수 있습니다.

 

물론 방금 쓴건 극단적인 예제일 뿐이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빈부격차의 심화, 국가이기주의가 심화되다보니까 결국 살기가 힘들어지고 투자를 통해서 극복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사실 아파트값도 그래서 오른거고요.

 

그래서 투자를 공부해야 합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주식투자같은 것으로 한 탕 해볼까? 라는 생각으로 하면 절대로 안됩니다.

위에서 쓴 것과 같이, 이 시장은 절대 녹록하지도 않고 개인의 뜻대로 절대로 흘러가지도 않기 때문이죠.

시장의 큰 흐름을 읽는 법을 배워야 하고 여러 가지 투자 수단에 대해서도 공부해보고, 어떤 방법이 적합할 지도 봐야 하고, 포트폴리오도 짜 보고, 긴 호흡을 가지면서 멀리 바라봐야 합니다.

 

일단 다른 투자상품에 대해서는 더욱 많이 알아야 하기 때문에 함부로 투자할 수는 없고, 1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꾸준하게 시장을 바라보면서 어느 시점이 나에게 적합할 지를 봐야 하는 것이 맞겠고요.

부동산같은 경우는 주택시장의 긴 흐름으로 봤을 때 2~3년 정도는 지나야 타이밍이 나올 것으로 생각됩니다. 

 

국내 주식은 절대로 안합니다. 왜냐, 너무나도 불공정한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미국 주식이나 ETF를 더 알아본 다음에 접근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암호화폐밖에 없는 것이 맞습니다.

암호화폐는 투자기간동안 누구보다도 열심히 공부했고 시장에 대한 분석도 일정 부분 한 상태고

다른 투자상품과 동일하게 흐름을 보면서 계속 분석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작년 7월쯤 비트코인이 $30K 이탈하고 $28K까지 갔을 때 진짜 시장이 끝난건가? 

그래도 $30K를 회복하고 박스권 상단인 $42K를 넘긴다면 크게 갈 수 있겠다.

그리고 진짜로 작년 11월 $69K까지 갔었죠. 저점 대비 두 배 이상 폭등.

 

시장의 큰 흐름을 봤을 때에는 얼추 맞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로 오를 줄도 몰랐고,

미국에서 자산으로 인정할 줄도 몰랐고,

국내에서조차 암호화폐 과세 유예를 1년 연장하는데다가 자산으로 인정할 줄도 몰랐고,

NFT와 메타버스가 대세가 될 줄도 몰랐고,

P2E 게임이 하나 둘 씩 나올 줄도 몰랐어요.

 

결국 제가 예상했던 것이 사실은 그다지 맞은 것도 아니고, 

어차피 돈도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굉장히 공정한 결과였습니다.

비트코인을 다 날리고 다시 두 배가 넘게 올랐지만, 돈이 없어서 한푼도 벌지 못했고, 매우 공정한 결과였다는거.

배아플 이유가 없죠.

 

다만. 시장에서 모두가 환호할 때. 또 다시 폭락이 나온다면. 그리고 저점이 나온다면.

그 때는 장기적으로 투자를 해 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암호화폐 시장은 절대로 망하지는 않겠더라고요.

왜 안망하냐. 2017년 당시의 반짝했을 때와는 다르게 2021년은 너무 많은 영역에서 자리를 잡았기 때문입니다.

 

올해(2022년) 1월에 뉴스를 보는데. 비트코인이 폭락했다. $37K마저 깨졌다. 그런가보다. 그렇구나. 

그리고 거의 8개월 만에 상여금이 들어온 덕분(?)에 아주 약간의 여유돈도 생겼고요.

(사실 그동안엔 여유돈이 없었습니다. 생활비도 와이프님께 드려야 하고 빚도 내야 하고. 그런건 당연히 내야합니다)

저점 확인하고 오른다면 그 때가 타이밍은 아니였을까.

 

하지만 잊고 살았고 그 사이에 진짜 반등이 나오더라고요.

근데 뭐 상관없습니다. 시장의 큰 흐름을 보고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면 오늘 투자하나 내일 투자하나 무슨 차이일까요.

그리고 다시 들어왔네요. 10만원밖에 안되는 돈으로.

 

 

암호화폐는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자기 자신의 전체 자산의 10%는 넘기면 안되겠더라고요.

과거처럼 마구 공격적으로 투자해서 대박을 내고? 그런것은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진짜 딱 10%만 투자한 것이 맞고요. 

만약에 투자 금액의 30% 정도 폭락을 한다면 10% 정도 추가로 투자할 수는 있겠죠.

반대로 30% 정도 폭등을 한다면 감사합니다 하고 팔면 되겠죠.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생각의 흐름을 바꿔야 하겠더라고요.

암호화폐 10만원 투자해서 30% 올라서 3만원 벌었다? 

그러면 3만원 번거 맞아요. 이득보는거 맞아요.

기뻐하면 됩니다.

 

아오 이럴 줄 알았으면 1천만원 투자할걸.

그런거 없어요. 1%만 올라도 바로 팔걸요??

그리고 다른데 투자했다가 손실날거고. 뻔합니다.

제가 그래서 망했거든요.

 

 

긴 호흡으로 너무 급하지 않게, 현재 제가 가지고 있는 수준 내에서 올바른 습관부터 가지는게 우선입니다.

그리고 지금 당장 돈이 급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더 멀리 내다보고 해야겠죠.

그러면서 다른 투자자산 공부도 마치면 미국 채권, 주식, ETF, 금, 달러에도 분산투자해야겠죠.

그렇게 하나둘씩 정신차리고 새롭게 하는겁니다.

 

어느 때보다 자신감은 있습니다.

급하게 안 하면 되기 때문에. 그리고 당장 짧게 볼거 아니니까.

 

마지막으로 제가 투자한 코인은 비트코인은 아닙니다. 본문에 이미 스샷 올려놨네요. 

다시 암호화폐 시장 돌아온다면 꼭 저 코인으로 중장투를 해야겠다고 수 개월전부터 이미 생각했고 그저 행동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