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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ous (09-19)/Life

무승부라는 것.


막상 무승부가 생기면 양 팀을 응원하는 팬들은 힘이 빠질 것이다.... 라는 생각에
대다수의 팬들은 무제한 무승부제도를 찬성을 하고 있다.

하지만 크보에서는 이번에 또다시 무제한 무승부를 폐지했고.

18년간 우리나라 프로야구를 보고 자란 나는 크보의 입장을 존중한다.

야구는 게임당 기본 세시간이 넘어간다.
게다가 시즌기간에는 거의 매일마다 경기를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 당일당일마다 컨디션 조절에 기울여야 하고 감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Phase #1
그렇다면.. 무제한 연장전이라는 것에 대해 다른 구기종목의 예를 들어보자.

무제한 연장전이라는 것은 승부를 결말을 본다는 의미와도 같고, 결판이 안나면 계속 하는 것을 뜻한다.
축구로 따지면 연장전 다 끝나고 골 넣을때까지 쉬지도 않고 뛰는 것을 뜻하고,
농구로 따지면 2차 연장, 3차 연장, 4차 연장 등등을 뜻한다.

축구는 무제한 연장을 절대로 도입하지 않고 있고,
농구는 무제한 연장을 모든 나라에서 도입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축구와 농구 둘 다 체력 소모가 심한 스포츠이기 때문에 며칠에 한번씩 해야 하지만,
축구는 대개 0~5점 사이에서 점수가 결정되고,
농구는 대개 60~110점 사이에서 점수가 결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축구는 무제한 연장을 도입하면 선수들이 말그대로 죽어나가고,
농구는 무제한 연장을 도입해도 왠만해서 선수들이 죽어나가는 경우가 없다.

야구는 좀 특별하다. 축구와 농구와 같이 극심한 체력 소모를 필요로 하는 스포츠가 아니니까.
하지만 그만큼의 리스크는 분명히 존재한다. 주6일제로 해야 할 뿐더러 평균 게임시간이 세시간 이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한 감이라던가 컨디션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고.
따라서 체력이나 선수 관리 차원에서는 축구나 농구와 동등하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점수 문제.
야구는 대개 0~10점 사이에서 점수가 결정된다.
축구처럼 점수가 많이 안난다.
점수의 변동폭이 심하다는 변수도 있지만,
연장전을 갈 정도로 치열하게 진행되는 상황이라면 점수가 나지 않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따라서 야구의 점수 폭은 축구와 유사하다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위에서 언급한 내 의견을 정리하면,
타 구기 종목에 비추어봤을 때 야구에서의 무제한 연장전은
야구는 축구와는 다르지만 선수 관리가 필요하고, 점수가 많이 안나는 편이기 때문에
축구는 무제한 연장을 절대로 도입하지 않는 것처럼 야구도 도입하지 말아야 된다는게 내 생각이다.


Phase #2
이것만 가지고는 부족할 것 같아서, 이제는 타 구기종목보다 더욱 근접해서 비교할 만한 타 국가의 야구 리그를 보겠다.
MLB에서는 무제한 연장을 도입하고 있다.
NPB에서는 12회 연장 무승부제를 도입하고 있다.
크보는 10시30분(맞나)연장전 무승부제 - 12회 무승부제 - 무제한 연장 - 12회 무승부제 이렇게 바뀌었던 것 같다.
(어떻게 바뀌었나는 별로 중요한 것 같지 않아서 자세히 찾아보진 않았다.)

MLB에서의 무제한 연장전을 도입한 배경은 잘 모르겠다.
다만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북중미, 중남미 애들 체형이나 환경이 한일 동양 체형 및 환경과는 판이하게 다른 정도.
그런 면에서 비추어 봤을 때, MLB 같은 경우는 무제한 연장전을 도입을 해서 다음날 아침까지 하더라도
그 선수에 대한 관리가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인가보다로 추측할 수 있다.
(사실 인터넷 뒤지면 찾을 수 있을련지 모르지만.. 그래야 할 이유가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추측삼아 쓴거다.)

반면 크보의 경우를 보면,
야구 인프라가 제대로 확충되지 않은 나라에서 선수 관리를 해봤자 얼마나 하겠다고..
뭐 물론 대기업들이 지원하는 팀이 대부분이니까 그런 관리 체계라든가 시스템은 분명하게 갖추어져 있겠지만,
그것이 무제한 연장전을 도입을 해도 선수 관리에 큰 문제가 없는 시스템이라면
왜 대부분의 국내 프로야구 감독이 무제한 연장제를 반대하겠나?
감독들이 괜히 그러는줄 아나?


Phase #3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무제한 연장제 폐지 반대에 대한 논란은 이를 즐기고 좋아하는 팬들에 의해서 형성된 논란이고,
무제한 연장제를 지지하는 야구팬들이 대다수 존재한다는 것에 기인한다.

스포츠 스타가 해야 할 일은,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자기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팀이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는 데에 기여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통하여 몸값을 불려야 한다.

마지막 줄을 강조한 이유는..
프로야구 선수는 말그대로 프로다. 즉 직업이란 소리다.

스포츠 선수라는 직업과 다른 직업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스포츠 선수는 몸 자체가 제일 중요한 자산이다.

기업에서의 자산관리가 기업의 흥망여부를 분명하게 결정짓는 반면,
스포츠에서는 선수관리 자체가 팀의 흥망여부를 분명하게 결정짓는다.

팬들을 위한 서비스도 절대적으로 프로야구단에게 있어서 꼭 필요한 존재이지만,
팬 자체가 야구단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일부이다. 분명하게 일부이다.

팬들에게 선사해 줄 수 있는 것은,
무제한 연장전을 통하여 선수관리가 올바르게 이루어지지 않게 놓아 두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회수 내에서 팬들에게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선수, 감독 그리로 크보 관계자들이 생각하고 결정한 것이다.

그래서 이번 크보의 결정은 말 그대로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한가지 부연 설명..
'무제한 연장제가 매일 있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한번 있는건데 그것조차도 안되는 것인가?'
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부상은 한순간이다. 어쩌다 한번이 선수생명을 결정짓는다는 생각은 안해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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