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고 보면 그리 정상적인 구조는 아니였다.
하지만 정상을 향해서 몸부림치는 것이 맞을지도?
대학원 때부터 돌이켜보자.
왜 소프트웨어 공학 연구실을 들어갔을까?
아마 그때부터 설계하고 관리하고 운영하고 그런 것을 선호했기 때문은 아니였을까.
대학원에서 죽어라고 개고생한건 맞지만, 어쨌든 당시 선호했던 것은 분명했다.
IT 컨설팅 회사에서 3개월 인턴을 하다 떨어지긴 했지만,
성적은 꽤나 우수했다. 떨어진게 이변일 정도로.
확실히 뭔가 관리 역량에서 기질이 보였을 지도.
근데 아마 그 때의 낙방이 터닝포인트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사실 막막했거든.
그래서 벌어먹고 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자 그런 심산이였고.
그리고 정규직으로 간 첫 회사에서는 전산관리를 하고 그런거였는데
사실 당시에도 나는 소프트웨어 개발보다도 운영 관리하는쪽을 선호하기 때문은 아니였을까.
그러고 9년이 지났지만, 정작 발전은 없었다.
IT 업계가 아니다 보니까, 그쪽 돌아가는 사정이나 직무나 포지션 그런 것은 더더욱 몰랐었고
우물안 개구리처럼 지냈었고.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냥 컴퓨터학과 나온 사람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하고 싶어도
경력이 차야만 하는 건줄 알고, 그게 아니면 개발만 해야 하는 줄 알았고
그래서 개발쪽으로 커리어를 쌓으면서도 뭔가 관리도 하고 그런걸 원했던 것 같다.
따지고 보면 내가 너무 편협한 시야를 가졌던 것은 아니였을까.
이직온 지금 회사에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프로젝트 관리하고 팀장도 처음 해보다가 원래 처음 하는건 시행 착오도 겪고 그러는 편이라
팀장직에서 물러나고 개발만 3년을 쭉 진행하게 되었는데
사실 입사 후 3년 동안에도 말이 IT 업체에서 이거저거 다양하게 많이 하고 그랬지
아직도 내 스스로는 그 편협한 시야에서 벗어나지 못했었다.
그래서 맨날 찾던 것만 찾다가 원하는 결과도 안나오고
그냥 뭔가 악순환만 되는 느낌.
하지만 IT 업계의 커리어나 직무나 직종 이런 다양한 부분에서 여러 가지를 접해보면서
어느 날 문득 든 생각은 다음과 같았다.
나는 진짜 개발자였을까?
아무리 봐도 그건 아니였던 것 같은데..
전 회사도 사실 개발 많이 했지만 운영도 많이 했었다.
그 당시만 해도 그냥 개발자가 운영도 하고 엔지니어링도 하고.
뭐 그냥 그게 당연한건줄 알았다.
오히려 지금 회사에서는 개발자와 엔지니어가 분리되어있다는 것이 굉장히 낯설었다.
사실 지금도 낯설고.
근데 시장을 보니 그게 아니였던거지.
대학원때도. 컨설팅 회사 다닐때도. 첫 회사 다닐떄도.
다 모아놓고 나면 엔지니어에 적합한 사고와 행동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쪽에 맞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동안에는.
그냥 개발하고 같이 했었으니까. 으례 그게 맞나보다 생각했던 것 같다.
항상 뭔가를 개발할 때
문서부터 만든다.
프로세스도 그리고 설계도 한다.
개발 코드 구현은 부수적일 뿐이고
그것이 어떻게 나가서 어떤 식으로 테스팅되고 그런 것부터 생각하고
개발 환경을 어떻게 갖출지 그런걸 평소에 많이 생각한다.
가끔 개발의 퀄리티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난 내가 처음에 ㅈㄴ게 부족해서 그런건가 그런줄 알았는데
알고 봤더니 소위 진짜들이 말하는 "개발자 마이드"가 아니였던거지.
참 빨리도 깨닫는다. 에휴.
어쨌든 왜 그렇게 늦게 깨달았을까.
이전까지는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다.
핑계같지만 진짜다. 그럴 말 못할 사정이 있었다. 양해바란다.
그러한 말 못할 사정이 해결되고 나서 자신을 돌아보니까
그제서야 보이기 시작했던 것.
늦었지만 어쩌겠나. 그렇다고 아직 일할 날도 많은데
계속 맞지도 않는 것 하겠다고?
그래서 스스로에게 위기의식을 가지고 끊임없이 조여가면서
어떻게 해서든 커리어를 전환시켜야겠다라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최근 몇 달은 미친듯이 달렸다.
그리고 나서 지금 나는 어떠한가.
자격증도 어찌됐든 땄고.
부트캠프도 잘 소화했고.
지금은 또 다른 것을 준비하는 중이고.
굉장히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
마음이 건강하게.
빌게이츠가 마흔 살까지 놀고먹다가 정신차리고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됐다고 한다.
맞나? 아무튼. 아님 말고.
난 사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음 뭐 안될건 없다.
그냥 과도한 자만심 그런거 아니다.
갖춘것도 없는데 자만심은 무슨 개뿔.
몇 달간 빡시게 자신을 단련하면서 얻은 자신감이라고 봐주면 된다.
사실 처음 시작은 AWS를 들어가야겠다라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임했다.
물론 결과는 안좋았지만
부트캠프도 마쳤고 자격증도 따면서 이제는 AWS에 지원하면 더욱 잘 준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그런데 지금 지원을 안 하고 있다.
왜일까.
현재의 내 위치, 그리고 관련된 시장 등의 요소를
최근 몇 개월간 쉬지도 않고 꾸준히 돌아보면서 느낀 점은
아직 나한테는 단계를 밟을 수 있을 만한 능력이 더 필요하다.
라는 것이다.
그래서 제목을 '커리어의 단계'라고 한거고.
처음만 해도 관련 경력 없이도 능력만 있으면 오케이 하는 회사만 걸리길 바랬다.
사실 그런 곳이 AWS다.
커리어 전환을 꿈꾼다면 그런 곳 아니고서는 못 가는 것도 맞다.
그런데 시장을 돌아보니
대부분은 유관경력 없으면 자격증이고 뭐고 바로 퇴짜부터 놓기 마련이지만
몇몇 군데는 IT 경력 자체를 인정하는 곳도 있었다.
그런 곳에서 지금은 3군데의 면접을 대기하고 있는 상태고.
물론 셋 다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그렇다.
하지만 왜 그러는지를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에게는 조금 더 많은 Hands-on Project가 필요하다.
자격증 딸때처럼 글자만 가지고 지식을 아는 것 만으로는 안되겠더라.
그래서 단계를 밟아 나가기로 했다.
AWS 자체가 궁극의 목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난 그 이전에, 더욱 많은 경험을 쌓고 실무를 경험하고 그럴 필요가 있다.
그래서 단계별로 밟아나가는 것에 더욱 집중하기로 했다.
나이 40대 중반 다 되어서 인제와서?
라고 볼 수도 있지만
부트캠프에서 만난 내 인생의 스승이 한 마디 하더라.
40대건 50대건 늦은건 없다고. 하고 싶으면 하라고.
사실 그게 또 다른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을지도?
늦었다고 생각할 때
보다 자신을 돌아보고
하고 싶은 것 꿈꿔왔던 것
차근차근 단계대로 해보자. 그리고 나서 스스로를 평가하고
그런 다음에 내가 더욱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을 때 그 때 더 큰 꿈을 생각해보자.
단계별로 밟는 것이 꼭 두 번 세 번 이직한다는 것은 아니다.
회사를 키울 수도 있고, 내부에서 올라갈 수도 있는 것이고.
운이 좋아서 더욱 좋은 기회가 온다면 그 때 이직을 할 수는 있을 것이고.
언제까지 회사를 찾아다녀야되나?
사람들이 나를 찾도록 해야지.
하지만 그것이 개발은 아니였던 것일 뿐이고.
단계별로 차근차근 하다 보면
그 동안의 경력, 경험, 능력하고 다 시너지가 되면서
진짜 나만의 전문분야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자신한다.
그러니 끈을 놓치 말고, 대기만성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계속 준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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