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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개발자 신입사원으로 일한다는 것

갑자기 문득 글을 써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번 써 보게 되었습니다.

 

먼저 간단히 저를 소개하자면,

IT 개발자로 약 10년이 다 되어갑니다.

 

물론 10년 전과 지금은 분위기나 여러 가지 상황이 엄청나게 많이 바뀌었습니다.

심지어 어떤 기업을 가느냐에 따라서도 분위기가 천차만별로 틀리겠죠.

 

그렇기 때문에 지금 쓰는 글이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글도 아니고 될 수도 없습니다만,

조금은 더 보편적인 관점에서 쓰는 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규직으로 입사한다면, 일반적으로는 4년제 대학교를 졸업했거나 졸업을 앞두신 분들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전문대졸이나 고졸의 경우는 특출나게 뛰어나지 않는 이상은 인턴이나 계약직으로 근무하기 때문이죠.

 

물론 몇몇 작은 규모의 기업이라면 고졸이라 하더라도 정규직으로 회사를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저 또한 그랬던 경험도 있었고요.

하지만 지금 쓰는 글은 이러한 보편적이지 않은 상황은 배제할 예정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일단 어느 곳을 가고 싶으신가요.

삼성 현대차같은 대기업 또는 카카오 네이버같은 IT 대기업을 가고자 하는 분들이 대다수일테고,

그 곳이 안된다면 일반 중견기업의 IT직군이나, 아니면 IT 솔루션 개발 업체 등을 생각하시겠죠.

혹여나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 아예 스타트업으로 가려고 할 수도 있겠네요.

 

사실 어떤 규모의 기업을 가는 지는 크게 중요한 문제는 아닙니다.

대상 기업이 IT에 대해서 어떤 관점을 바라보는 기업인지가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IT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서 아래와 같이 분류를 해 볼께요.

 

1. IT 서비스 및 솔루션 업종(카카오, 네이버, 엔씨소프트 등 IT업체 및 솔루션 전문 기업)

2. IT를 비즈니스의 핵심 영역으로 삼는 기업(삼성 등 대다수의 대기업)

3. IT가 비즈니스를 지원하지만 핵심 비즈니스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기업

 

일단 3번은 가지 마세요.

혹시나 입사했는데 3번 유형인 경우라면 1년 정도 일하고 이직을 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제가 입사했을 당시라면 그래도 제조, 유통, 판매 중심에 IT 지원이 꽤 메리트가 있었습니다만,

10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는 IT 지원만 가지고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일단 기업 선정은 이 정도 선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낫겠고요.

 

자. 그렇게 해서 입사를 했습니다.

기업마다 추구하는 가치관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겠죠.

수평적 조직이 있고 수직적 조직도 있고 절충형 조직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떤 형태의 조직이든 간에 본인이 잘 하면 되는겁니다.

 

일단 신입사원이 되면 교육을 받겠죠.

기술교육을 받을 것이고 실무교육도 받을 것입니다.

아마 대학교 때 지식을 바탕으로 한다면 기술교육은 왠만한 수준이라면 능히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예전이면 몰라도 요즘 시대라면 아마 기술교육을 받으면서 아래 정도 이해를 하실 것입니다.

- 회사에서 구축하고 관리 중인 시스템 아키텍처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 어떤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고 관련된 인프라는 무엇을 사용하는지

- 표준화된 문서나 개발 절차 등의 체계가 어떻게 갖추어져 있는지

 

일단 이 부분은 대학교 때 혼자서 개발 좀 했다면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입사 후에라도 죽어라고 공부하고 이해해 보세요.

혼자서 AWS 계정 하나 파고 직접 서버도 만들고 프로그램도 짜면서 공부해보세요.

위와 같은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실무교육은 커녕 기술력에서 부족한게 나오고 도태됩니다.

 

다음은 실무입니다.

업무를 하려면 자기가 무엇을 하는지를 알아야겠죠.

근데 그게 의외로 어렵습니다.

 

생산시스템을 만든다고 칩시다.

생산이 뭐지. 그냥 만들면 되는거 아닌가. 

쇼핑몰을 만든다고 칩시다.

주문해서 배송하는거 아닌가.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실무 프로세스가 무엇인지를 파악하지 못하면 

실무를 이해하는데 몇 년이 걸릴 수도 있고

실무를 이해하지 못하면 뛰어난 기술능력이 있어도 그거 100% 활용도 못합니다.

 

그러므로 실무와 관련된 업무 프로세스를 파악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업무 자체는 교육받고 그래도 잘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업무 프로세스를 먼저 파악한다면 그 때 업무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신입사원으로 새롭게 회사를 들어오면 진짜 열심히 해야 합니다.

 

경력사원은 열심히 하는 사원보다 잘하는 사원이 더 중요하지만,

신입사원은 잘 하지 못해도 열심히 하는 사원이 더 중요합니다.

모르니까. 하지만 열심히 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잘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 충성심을 가지면서 뼈를 묻겠다는 생각은 솔직히 너무 틀딱과도 같은 생각인거 압니다.

그래서 그러라는 말은 못하겠어요.

 

하지만 자기 몸값을 높이기 위해서 열심히 하고 잘해야한다?

충분한 동기부여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옛날과는 시대가 많이 달라졌고. IT기업이라면 진짜 능력 위주의 회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슨 공무원마냥 입사했으니 이제 잘살수있는 시대는 이미 끝났습니다.

눈 깜빡할 사이에 도태될 수가 있습니다.

기술의 속도는 빠르게 변해가고 회사도 맞춰가려고 하는데 본인이 못맞추면 그렇게 됩니다.

 

신입사원때 항상 듣고 보는거 있죠.

5년 뒤 10년 뒤 내 모습은 어떻게 될까.

솔직히 그거 쓰라고 하면 제대로 못 쓰는 경우 많아요.

1년 뒤도 모르는데 5년 뒤를 어떻게 쓰냐 말도 안된다.

 

근데 그거 진짜 써야 할 때이긴 합니다.

회사에 입사하기 전부터 준비하세요.

나는 어떤 분야쪽으로 공부했고 어떤 분야쪽을 좋아하고 있으며,

입사를 하게 되고 나서 내가 좋아하고 관심있는 분야쪽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인가 등등.

 

기술영업을 하시겠습니까

AI 머신러닝 전문가가 되시겠습니까

IT 프로페셔널 개발자가 되시겠습니까

모바일 앱 개발자로 발돋움하시겠습니까

기획자가 되시겠습니까

 

그런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거기 맞춰서 움직여야 하는겁니다.

입사 후 포부, 5년 10년 후 미래는 그걸 쓰라고 있는겁니다.

 

만약 목표 없는데? 입사가 목표다.

이러셨다면. 뭐 하나 만드세요.

혹여나 퇴직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라도 하면 그 다음엔 뭐할건가요.

목표 잡고 움직이는게 맞습니다.

 

 

여기까지만 보았을 때 기분이 어떤가요. 갑갑하죠.

무슨 경력 10년된 나이먹은 사람이 빡세게 하라고 하나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반대입니다.

오히려 제가 신입사원으로 들어왔던 시기는

 

회사에서 하라는거 잘하고

새로운 것 하나도 알지 않아도 되고

뚜렷한 개인 목표 없어도 일하는데 문제가 없던 시기였습니다.

 

오히려 요즘 시기가 더욱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럼 가장 중요한 것을 알려드릴게요.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보다 젊고 늦게 입사를 한 사원이 

본인보다 더욱 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고 더욱 뛰어난 스킬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가면 갈수록 높아집니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가 갈수록 조건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이 중심의 사회가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고

경력보다는 능력 위주의 사회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AI타임스

 

이 부분 참 논란 많이 됐었죠.

신입사원인데 경력에 준하는 수준을 요구한다는 사실.

 

근데 앞으로 저런 현상은 더 해질 것입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4차산업 시대에 단순 노무는 AI나 로봇이 대체하는 분위기가 되어가고 있고

사람은 결국 더욱 많은 기술을 알고 관리할 수 있을 역량이 되어야 하니까요.

 

열심히 하기 싫어도 안 할수가 없습니다. 

이게 좀 빡빡해도 그래요.

 

나이 좀 먹은 개발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이직 메리트가 떨어지고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 하고 더 잘해야 합니다.

심지어 신입과는 다르게 성과까지 내야 하기 때문에 더 빡세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상입니다.

 

쓰고 나니 막막하네요.

제가 막막하다는게 아닙니다.

젊은 인재들, IT 개발자를 꿈꾸는 인재들이 직면해야 하는 현실을 말한겁니다.

 

그렇더라도, 예전같이 개발자가 무슨 노동자마냥 굴려지는 사회도 아니고.

복지도 나아졌고. 인간답게 대접도 하고 받들고 모시는 시대로 변해가는 과정이니

개발자 마인드 역시 미래지향적으로 변화해갈 수밖에 없다는 뜻이 됩니다.

 

그게 싫다면.

그냥 개발자를 꿈꾸지 말고 다른 직종을 꿈꾸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