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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ous (09-19)/News

죽는다는건.. 안타까운거지.

좋은 사람이고 나쁜 사람이고 사람의 목숨 하나하나는 고귀하다고들 한다. 나도 역시 그 말에 동의한다.
하물며 사람이 죽었을 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느냐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는데,
이는 어떤 사람의 목숨은 귀하고, 다른 사람의 목숨은 귀하지 않고의 차이가 아니라
그저 어떠한 존재로 사람들에게 알려졌느냐에 따라서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지는 것이지.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죽었다 하여 우리는 크게 신경쓰지는 않지만,
그 사람의 아들딸들은 어떤 누구보다도 찢어지느 고통을 안고 있을 것이고,

잘 아는 사람이 죽는 것이 우리에게 크게 신경쓰일 일이라 할지라도,
그 사람이 우리에게 어떠한 존재였느냐에 따라서 느끼는 것은 다를 것이다.

오늘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냈던 사람이 죽었다.
참으로 놀랠만한 일이고 가슴아픈 일이다.

자살인지 아닌지를 알고 이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슈가 되는 것은 그를 죽음으로 몰고간 배경이 무엇이었겠느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기를, 한 나라의 수장이였지만, 힘이 없고, 국민들을 생각하며,
집권층과 맞서 싸우면서도 권력에서 물러나자
집권층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꼬투리를 물고 늘어져서 미치게 만들었다고 그렇게들 말하지.
뭐..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그릇은 진정 아니였나보다.
아니, 그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을 지낼만한 사람은 아니였나보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나라의 수장이라는 자리에 있었음에도 끊임없이 약자를 자청하고 싸우기만 했던 모습에,
국민들은 그저 가벼운 사람, 실속없는 사람, 힘없는 사람으로 보고,
불안에 떨게 만들었었으니까.
그 당시 경제가 크게 성장하고, 국민들을 위한 것을 했다고 해도,
국민들이 그렇게 느낀다면 그걸 막을 수는 없는 것이니.

사실 보면 그렇다.
우리나라에는 보수와 진보라는 것이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
한나라당을 보수라고 하고, 민주당을 진보라고 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말도 안되는 소리다.
보수는 개방적인 자세보다는 보다 내실을 다지고 안정적인 자세로 임하는 성향이고,
진보는 안정적인 자세보다는 보다 개방적이고 열린 마음으로 임하는 성향이다.

한미 FTA만 봐도 그렇다.
FTA를 찬성하는 한나라당이 보수고, 이를 반대하는 민주당 및 일부 괴뢰집단을 진보라고 말한다니.
그 또한 우스운 일 아닌가.

이런 말도 안되는 나라의 정치판에서 대통령을 했다는것 자체가 대단하고, 인정하지만,
국민들은 그가 집권했던 5년동안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국가에 무관심하며 자기 먹고살기 바쁘게 하였다.
위에서 하는거 보아하니 불안해 죽겠는데, 나래도 먹고살길 찾으려고 하는건 당연한거 아니겠나.

한마디로, 우리나라는 집권층과 싸워나가면서 나라를 바꾸겠다는 당장의 의지보다는,
좀더 점진적으로 국가의 품질을 향상시켜 나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했다.
경제가 발전했다고? 정치가 퇴보했는데. 국민들이 대체 무엇을 보고 배우겠나.

전 대통령이였던 그 분은 인간적 자질이나, 개인의 능력이 뛰어났을지는 몰라도,
대통령의 그릇은 아니었던 것이다.
대중선생이 대통령을 지낼때에도 편파 언론과 (당시)거대야당의 힘은 더더욱 막강했었으나,
특유의 리더십과 꿋꿋한 소신으로(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지만) 버티면서도
크게 싸우려기 보다는 보다 협상하면서 부드럽게 국정을 이끌어가려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분께서는 협상보다는 대치를 하면서 풀어나가는 쪽으로 항상 이끌어가곤 했다.
그러면서도 꿋꿋한 소신보다는 너무 유연하게 말을 바꿔서 지지층까지도 떨어져나가곤 했다.
이건 현실이다. 단지 내 주장이 절대 아니다.

그건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그랬기 때문이 지금의 이런 일이 생겼다고 해도 무관하지 않다.
강자에게 싹싹 빌고 약자앞에서 강한척하라 이런 말이 아니다.

예를 들어 보자.
나는 싸움을 정말 잘한다.
그리고 정말 마음에 안드는 친구가 두명이 있다.
한명은 나만큼 싸움을 잘하고, 한명은 싸움을 못한다.
싸움을 잘하는 녀석이 나한테 개기려는 태도를 보이면, 서로 싸우기보다는 적당히 풀어나가려 한다.
그러다가 진짜로 화가 나거나 그럴때 아니면 싸우지 않는다. 서로를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싸움도 못하는 녀석이 나한테 개기려는 태도를 보이면, 기분이 진짜 상한다.
그래서 다시는 기어오르지도 못할 정도로 처참하게 짓밟아버리곤 한다.

이건 내가 실제로 싸움을 잘한다는 소리도 아니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악한 감정을 말하는거다.
(실제로 나는 중학교때 맨날 얻어맏기만 하다가 3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_-)

수장 자리를 맡았다고 집권을 쥐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좀 더 자기 세력을 키우고 힘을 실어서 자기만의 소신을 가지고 대응을 했었어야 했는데,
너무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이리저리 피하면서 카운터펀치만 날릴라고 하니까
자리에서 물러났을 때 기다렸다는 듯이 못잡아먹으려고 안달하는거지.
저런거만 5년 내내 하니까 기존에 지지하던 사람들도 "못살겠다" "못믿겠다" 이런말까지 나오는거고.
오죽하면 그분의 단물만 빨아먹던 정모씨가 그분이 힘을 잃어가자
"내가 해도 너보단 낫겠다"는 태도로 등돌리고 지 잘난줄 아는걸까.

역사는 물고 물리는거다.
하루아침에 발전한것 같아도 실제로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절대로 그럴 수 가 없는 것이 역사다.
항상 힘을 가진 세력은 있었고, 거기에 도전하는 세력이 있었지만,
도전하는 방법을 잘못 가지고 있는 사람은 더더욱 살아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권력이 웬말이냐고? 웃기지 마라.
박모씨 전모씨 노모씨 집권할때도 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했다.
국민 의식이 향상됐다고?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이나 보고 그런 소리나 해라.
말로만 씨부리다가 정작 무관심해서 참여도 안하는 사람들이 국민의식이 향상됐다는건 뭔 개소리냐.

결국.. 오늘과 같이 이런 안타까운 현실이 오기까지는..
대통령의 그릇이 아니였던 사람이 대통령을 해서 생긴 결과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차라리 변호사로 평생을 살면서 억울한 서민들의 한을 풀어주거나,
국회의원으로 평생을 살면서 국가 발전의 한 부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남았어야 했던 사람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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