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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entory

직장이라는 것

태어나서 지금까지 근무했던 회사는

정규직으로 근무했던 회사만 현 직장 포함 두 곳.

비정규직으로 근무했던 회사만 대학교 때 포함하면 네 곳.

(계약직, 인턴 포함, 아르바이트 및 회사의 성격이 아닌 근무지 제외)

면접까지는 갔지만 떨어졌던 곳을 포함하면 세 곳.

 

모아놓으니 그리 적은 수는 아닐지도.

 

입사를 하거나, 혹은 입사를 준비하거나.

특정한 회사를 지목하여 꼭 이 곳에 가고 싶다라는 회사가 과연 한 곳이라도 있었는가?

생각해보면 없었던 것 같다.

 

그저 다음의 이유로 지원했던 것 같다.

  • 돈을 벌기 위해서.
  • 현재의 내 상황과 가장 맞는 것 같아서.
  • 내 경력과 스펙을 쌓을 수 있어서.

써놓고 보니 모두 현실 맞춤형이였던 것 같다.

사실 그게 뭐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구직활동을 하는 순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추린 다음에

그 일을 할 수 있는 회사의 채용공고를 보고 선택을 한다.

 

물론 회사를 먼저 선택한 다음에 나한테 맞는 일을 고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 회사를 반드시 들어가야 되겠다라는 굳은 의지와 목표의식을 가졌다기 보다는,

"현재의 내가 갈 수 있을 수도 있는"과 같은 애매모호한 이유를 들어서 찾아보는 방식이다.

그래서 이회사의 채용공고도 보고 저회사의 채용공고도 보고.

 

그러다 보니

막상 입사는 했는데

휴 드디어 돈 벌 수 있겠다라는 안도감과 함께

그래 이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서 성공이라도 해보자라는 생각은 가졌지만

 

행복하셨습니까?

 

아마도 이 일이

내가 반드시 하고 싶고

내 인생 목표로 삼을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행복은 잠시뿐이였던거고.

 

 

 

특별한 경험?

 

초심으로 돌아가자.

 

대학교를 졸업하고

왜 취업전선에 뛰어들지 않고 대학원을 갔는지를.

 

물론 대학원 들어간 이후로 초심은 온데간데없고

2년 내내 시달리다가 석사 학위 따고 그냥 돈 벌 수 있는데 아무데나 가자 이러긴했는데.

 

어쨌든 처음 갔을 때는 그러려고 간건 아니였으니. 

그 때만 해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이나 공부나 학문 그런건 분명히 있긴 했다.

 

그리고 15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벌써 나이는 40대 중반이고.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우연치 않게 어떤 회사의 어떤 직무에 대한 지원 제의를 받게 되었고,

직무에 대한 세부 내용, 그리고 회사에 대한 부분 등 종합적으로 꼼꼼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나서

  • 꼭 저 곳에 가고 싶다.
  • 저기에 가서 무슨 일을 하고 싶다.

이런 생각을 처음으로 가지게 되었다. 

어이없게 들릴 지 모르겠지만 사실이다.

 

무언가 본인을 이렇게 끓어오르게 할 수 있는 일이 생겼다는 기분.

이전에 과연 이런 기분을 느꼈던 적이 있었는가?

아마도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준비해 둔 영문 이력서와 여러 항목을 입력하면서 입사 지원을 하게 되었고,

그 다음날 곧바로 준비를 시작했다.

 

서류만 넣었고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였다.

하지만, 한 번 지원하고 떨어지면 말고의 그런 느낌이 아니다.

 

정말로 해보고 싶은 일이다.

비록 서류에서 떨어지더라도 더욱 준비를 잘 해서 합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싶다.

 

그래서 곧바로 준비에 들어가게 되었다.

  • 관련된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학습
  • 자기개발서 독서를 통한 미래 설계
  • 기업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독서
  • 지난 기업 세미나 및 컨퍼런스 자료 시청

그리고 2주가 지나고 나서

놀랍게도(?!) 서류에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게 되었다.

지원 후 2주 동안은 그냥 개인적인 준비만 한 것이기 때문에 표면적으로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류를 통과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 있었기 때문인 것일까.

 

더더욱 박차를 가하지 않을 수 없겠더라.

  • 기업 문화에 대한 항목별 정리 및 질의응답 자가 작성
  • 기술 면접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유형의 질의 응답에 대한 대비
  • 과거의 나의 이력과 경력에 대한 모든 부분의 질의 응답 준비

일생에 걸친 단 한번의 기회까지는 사실 너무 거창하고.

물론 결과가 여의치 않더라도, 더욱 준비하여 다시 지원할 생각까지도 이미 가지고 시작한 것.

그러나 기왕 잡은 기회를 더더욱 놓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마 이번 주나 다음 주 쯤에 인터뷰를 진행하게 될 것 같다.

결과도 물론 매우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도 내가 준비한 것을 후회없이 잘 말하고

인터뷰를 위해 준비했던 것이 허사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어떤 회사의 어떤 직무인 지는 밝히지 않겠다.

설레발은 필패라고. 

모든 것이 완료되는 그 순간 다시 새로운 글을 쓰고자 한다.

 

내 자신에게 힘내라고 응원해 보자.